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자칭 6성급이라는 샹그릴라는 가격과 수준대비 대단히 실망스러웠습니다.
기본 객실 구성이나 서비스의 질에 있어서도 같은 레벨인 포시즌과 비교대상이 될 수조차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이번 출장에서만 십여군데의 리조트를 꼼꼼히 돌아본 바에 의하면 객관적으로 볼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어 여러분께 리조트 선택에 있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실용성이 배제된 동선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이 신혼여행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리조트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객실의 시설을 이용할 때 얼마나 편하냐는 것입니다. 그저 넓기만 한 공간에 동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여러 시설을 늘어놓아서는 안됩니다. 
 크기만 할 뿐인 옷장을 지나 양쪽으로 샤워부스와 화장실은 무거운 유리문으로 닫혀 있고 복도가 끝나는 곳에 세면대가 있습니다. 세면대 사이의 마루바닥 위에는 욕조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불편합니다.

 다음으로 객실시설입니다. 가장 충격적인 일은 워터빌라에서 바퀴벌레를 목격한 것입니다.
비치빌라도 아닌 워터빌라에서 한번도 아닌 두번이나 바퀴벌레가 나온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마루바닥이 미끄러워 일행이 크게 넘어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위생과 안전이야말로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앞서 누차 언급한 블라인드 역시 문제입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워터빌라의 사방을 통유리로 만들었는지 블라인드를 올리면 건너편의 데크에서 무엇을 하는지 너무나 잘 보입니다. 반대로 이쪽의 프라이버시도침해당하는 것이겠지요. 한두개도 아니고 스무개에 달하는 뻑뻑한 블라인드를 일일이 손으로 치다보면 힘이 빠지고 화까지 납니다. 그렇게 블라인드를 모두 내리면 사방이 깜깜해져서 조명을 모두 켜도 그다지 밝지가 않습니다. 이런 황당한 상황은 비치빌라의 거실과 침실문에서도 발생합니다.
 샹그릴라의 비치빌라는 거실과 침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유리문은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게 되어있어 항상 카드키를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외출할 때는 물론이고 침실에서 거실로 냉장고에서 물 한 잔 마시려고 해도 카드키를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귀찮다고 문을 꼭 닫지 않으면 에어컨이 꺼지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그것도 모르고 문을 조금씩 열고 다니다가 더워서 혼났습니다. 게다가 그 많은 벌레는 어떻합니까? 오죽 나무가 많으면 트리하우스겠습니까? 
 전기 콘센트 또한 턱없이 부족합니다. 요즘 여행 갈 때 카메라, 핸드폰, MP3, 노트북, 등등 필요한 전자제품이 좀 많습니까? 충전을 해야 사용하지요. 쓰지도 못할거면 힘들게 왜 챙겨갑니까? 

 객실 비치품도 실망스럽습니다. 자칭 6성급 리조트라는 곳에서 사용하는 목욕 용품이 최소한 록시땅이나 불가리는 아닐망정 어디 제품인지도 모를 액체들이 펌프 용기에 채워져 있습니다. 그나마 어찌나 뻑뻑한 지 펌핑 한 번 하려면 진이 빠집니다. 그 외의 면봉이니 퍼프니 하는 소모품들도 하나하나 종이로 몇 번씩 싸놓아서 풀다 지칩니다. 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메디컬 센터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가 포시즌 리조트의 익스플로러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중 부주의로 산호에 왼쪽 무릎을 긁혀 그 때 입은 상처가 있었습니다. 익스플로러 내에서 소독약과 응급처치를 받고 그 다음 출장지인 포시즌 란다 리조트와 알릴라 빌라스 하다하 리조트에서 하루 한 번씩 드레싱과 상처 치료를 받았습니다. 물론 무료였습니다. 가져간 연고는 바르면 안된다고 해서 전용 연고를 $5 에 구입한 것이 전부입니다. 샹그릴라에 도착했을 때는 상처가 거의 아물어 가길래 리조트 촬영차 메디컬 센터에 들렀을 때 의사에게 상처를 보였습니다. 의사는 상처를 보더니 거의 다 나았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고 물에 닿지 않게 하라는 몇마디를 하더니 곧장 간호사에게 진료비를 어디로 청구하느냐고 묻고는 영수증을 내밀었습니다. 진료비..라고 말하기도 우습지만 자그마치 $50 이었습니다. 출장차 온 여행사 직원에게 이 정도면 손님들에게는 어떨지 상상이 갑니다.
 만일 샹그릴라 리조트에 머무시는 동안 다치시더라도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의사에게 가지 마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고작 1~2분 말만 하고 $50 이면 소독약이라도 바르고 처치라도 한다면 몇백불은 우습겠죠. 자칭 6성급 리조트라는 곳에서 기본 드레싱과 처치는 못해줄 망정 몇마디에 그런 큰 돈을 받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리조트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입니다. 샹그릴라에서는 투숙객에게 버틀러와 연락가능한 무선 전화기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막상 필요할 때 호출을 하면 소요시간이 매우 길고,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준비하기보다는 일일이 언급을 해야 그제서야 대응하는 편입니다.
 그 예로 흡연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중국계 리조트임에도 불구하고 데크에 재떨이와 성냥이 비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에 대한 아무런 안내도 없습니다. 재떨이를 요구하자 성냥 없이 재떨이만 가져다 줍니다. 그런 사소한 부분에서 리조트의 레벨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또한 출장 중 저희 객실의 버틀러의 경우, 시간에 쫒기며 객실 사진을 찍느라 바쁜 와중에 수십개의 블라인드를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는 내내 일일이 말을 해야 움직였고 보다 못해 다른 직원을 불러 도와 달라고 하자 본인이 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작업에 지장을 주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리조트를 떠나던 날 발생했습니다. 담당 버틀러는 오전부터 저희의 비행기 스케줄을 세 차례나 잘못 알려주어 말레 시내의 에이전트와의 미팅시간을 계속 바꾸는 등 모든 일정을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참다 못해 리조트 측에 항의한 후 버틀러를 교체했습니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허니문..
 최소한의 기본은 지키는 리조트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결정하시길 바랍니다.